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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내일이 더 아프다

정보 시집5

by 와정보 2011. 4. 2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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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더 아프다



핏물 젖은 상념들은

쓰라림도 모른 체

아플 내일만을 기다리다

잠들어 버린다



 

 

 

 

 




2006년 FTA(한미 자유무역협정) 


 

구舊 한말韓末

개국開國이 옳으냐

쇄국鎖國이 옳으냐

백성들은 알기 어려웠다


FTA 협상이 옳으냐

반대가 옳으냐

지금도 쉽지 않다


위정자들 처신 또한

후손들은 판단할 것이다

과거 구한말을 이해하는 것처럼




 

 








장마 빗소리는



호호동통

연인

우산 속 사랑 소리


바작바작

농부

담배 태우는 소리


철렁철렁

수재민 

가슴 쓸리는 소리




 

 

 

 

 

 

 



장맛비 



두 박자 아프리카 

타악기 소리


육지를 덮으려나

하늘이 바다



 

 

 

 

 

 

 

 

 

 




2006년 7월 강원도 폭우



하염없이 내리는

피눈물 바다


몇 날을 더 내려

피를 말릴까

 

 

 

 

 

 

 

 

 

 

밤 빗길에서 



검정 발을 피해 비켜나던 빗물이

잔인한 차바퀴에 깔린다

눌린 사고思考도 따라 찢겨 튀긴다


어찌 널 따라 잡을 거냐

움찔 느림보 다리가 한숨을 쉬는 동안

반대 차의 라이트가 발을 비추는데

 

아픈 물을 밟아 젖은 신발이

달아난 바람보다 더 처량하다



 

 

 

 

 

 

 





잔설殘雪 2

 


떠나는 겨울 산

눈 감은 추위로

따뜻함이 죄스러울 

언덕 저 편 한 움큼

 

곧 숨죽을

곤두 선 고양이털처럼

언제 추웠냐는 변명 한 마디

잔설로 남겨



 

 

 

 

 

 

 





애상(哀想) 


장마에 가렸던 달이

흘끔 처음 보는 낯선 눈으로

외눈을 감고 본다


개울 건너뛰던 신발이 빠진 채

허망해 하던 발걸음으로

그래도 가야만 하는 여정


떠나고야 오는 아쉬움

가고 나서야 찾는 애틋함이

이 밤도 습한 먹물로 길기만 길다




 

 

 

 

 





어머니 



파뿌리 할머니도

시금치 새싹 같은

젊음이 있었겠지


할미꽃 내 엄마도

수숫대 허리 같은

청춘이 있었던 걸


희끗한 내 머리칼

닮아가는 눈주름에

눈시울이 또 찔려 와



 

 

 

 

 

 

 

 

 

말린 장미




깡마른 장미가

가는 몸으로

말 못하는 벽을

대변 한다


며칠인가 

거꾸로 매달려

힘겹게 고문 받은

송장이다 


생명은 갔어도

혼은 있을까

눈물 없어

슬프지 않은 장미


황태 덕장처럼 

푸른 맘이 만들어 논

먼지 먹은

미이라다 


 

 

 

 

 

 

 

 

 

 




무 연고자 묘


어미 산 발 밑
병아리 졸 것 같은
볕드는 둔덕 위에
찐빵 같은

무덤(墓) 하나 

나 홀로 누웠는데

가끔 바람이 찾아오면
곡(哭)해주는 소나무 있어
외롭진 않으나
한 잔 술 없어
흥은 나지 않더라고

 

 

 

 

 

 

 

 

 

 

중년의 생일


호두알 만하게 빚은 수수팥떡을 입에 넣던 기억으로
생일이라는 날짜를 기억에 둔지 벌써 수십 회
나는 이제 중년을 넘긴 나이로
떡 먹을 기대감에 마음 설레던 그때는 추억으로 잊은 채
그저 덤덤히 어제의 연속으로 오늘을 맞고 있다
"어른이 계신데 무슨 생일잔치를 해"
"자식이 커서 차려주는 것도 아닌데 무슨 상을 받아"하기로
십여 년을 허한 생일에 익숙해져버린 나
그저 술 핑계 삼아
친구나 직장에서 갖은 시간이 전부였던 생일을
이쯤에서 생각해 돌이켜 보면
축복일지 불행인지 알 수 없는 삶 속에
받기도 거절키도 머쓱한 내 생일이
이 맘 때면 꼭 한 번 여기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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