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단시四季短詩
2011.04.27 by 와정보
제 1장 봄春
제 2장 여름夏
제 3장 가을秋
제 4장 겨울冬
제 5장 비非 사계四季
글머리에 한 권의 책을 줄여서 단 한 편의 시로 말하려는 시의 함축성은 긴장감이 있다. 물론 서사시도 있겠지만 그래도 역시 시에 대한 매력은 짧은 데 있다고 본다. 그 짧은 속에서도 갖는 메타포는 두고두고 읽는 이들의 머릿속에 남겨질 것이니. 그러나 때론 시의 그 몇 줄마저도 길다..
정보 시집3 2011. 4. 27. 13:58
입춘은 거짓말쟁이 주해 - 봄이 온다는 입춘은 늘 한파를 몰고 온다. 춘분, 그 이름 뺨이 붉다 꽃샘추위, 예뻐지면 떠날까봐 어깃장 부리나봐 꽃샘추위, 가면 아주 가지 왜 째려 볼까 이른 봄, 나물 무치듯 바람이 미리 간을 봐 봄, 아지랑이 타고 저 혼자 찾아 왔구나 봄, 병아리색이 묻어 ..
정보 시집3 2011. 4. 27. 13:57
장마, 유리창 마당삼아 올챙이들 경주 하나 소낙비, 키 까분다 장독뚜껑 닫아라 장마, 늘어진 껌처럼 길기만 해 장마 후 다시 비, 젖 부족한 아이처럼 다시 칭얼대 장마 초, 초로의 남자 이마가 기름지다 아스팔트 늘어진 개 혓바닥이로구나 더위, 살이 옷이다 떨어져봐야 정을 안다고 콧물 흐르던 겨울..
정보 시집3 2011. 4. 27. 13:52
가을, 귤 먹은 책장이 실눈을 뜬다 주해 - 귤의 그 새콤함에 자극 받은 실눈처럼 독서의 계절인 가을이 책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신맛 다신 눈가처럼 표정으로 반응한다. 시월, 떨어진 감 그리고 두레박 주해 - 시월은 풍성한 계절이면서도 왠지 떨어질 감처럼 시간은 쓸쓸하다. 그러나 기대도 없..
정보 시집3 2011. 4. 27. 13:48
부뚜막 고양이처럼 겨울 볕이 아늑하다 송년送年, 넘어 가는구나 문턱도 없이 세월은 흰머리 앞세운 물귀신인지 주해 - 저 혼자 가는 세월이야 누가 뭐랄까. 날 꼭 데려가니 그렇지. 목 주름살은 목에 걸린 주민등록증 주해 - 한 살 한 살 늘어만 가는 목살은 주민등록증처럼 정확하다. 더 늦기 전에 빨..
정보 시집3 2011. 4. 27. 13:37
대보름 이틀, 얼마나들 빌었으면 달이 닳았다 주해 - 그렇게 크고 둥그렇던 대보름달이 불과 하루 이틀 지나자마자 일그러지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대보름 날 청정수 떠 놓고 두 손 모아 비비던 그 많은 어머니들 때문은 아니었을까. 실:패도 없는 내게 무명실 같은 비가 자꾸 감..
정보 시집3 2011. 4. 27.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