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박상원 고현정 주연들의 모래시계.
자세히 보면 자막에 그들의 이름이 보입니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던 유선 TV에서
"모래시계"가 재방영되고 있다.
내게 많은 생각과 회한을 느끼게 하는 시간적 드라마가...
모래시계가 처음 방영되던 그 때
교통사고로 인해
난 병원서 사경을 헤매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병실에 그저 누워만 있을 때였다.
삶에 대한 후회와 다친 몸으로 살아갈 미래를 불안해 하며
하염없이 병실 창 밖을 내려다보곤 하던 때이기도 하다.
겨울, 그 추운 창 밖 풍경이 을씨년스러울 때
무심코 아무런 생각없이, 아무도 없는 독방에 누워
눈에서 멀지 않은 곳의 작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백학"을 들었다.
드라마 내용이
나와 같은 시대의 이야기라 공감하는 부분 역시 많긴 했지만
그 백학의 음률에 왠지 모를 눈물을 흘리곤 했던 것이
다시금 생각나기도 한다.
지금은 운동으로 몸을 만들어 예전처럼 되어가긴 하지만
그때,
비참했던 내 생각을 적어 논 글이 있어 올려 본다.
환 자
덧문 하나 열면
얼어붙은 거대한 엿판처럼
아스팔트가 내려다 보인다
달라붙지도 않고 잘들 굴러가는 바퀴들
비통하게 찢어지는 오후의 엔진 소리
발가벗기면 곧 얼어죽을 인간들
뽕짝, 문틈을 넘어 음률이 들려오고
시계 초침소리 날 두고 떠나간다
모퉁이,
속살 같은 맨 땅을 한 삽만 푸면
검붉어 으시시한 피가 솟을 것 같은
양면(兩面)의 대지(大地)
차가운 창날 같은 햇살
땅 속에 머리 박은 썩은 시신
그 옆의 잠든 나무들
던져진 빈 화살 같은 시선
그리고 앞을 가리는 염농鹽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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