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에게
중 3이라는 사춘기인 네가 요즘 학교에도 가지 않는 등
문제라는 말을 듣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편지를 쓴다.
너는 이런 요즘의 일들이
단지 너 한 사람만의 문제일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선 현재 너를 뒷바라지 해주시는 할머니를 비롯해서,
멀리 외국에 나가 힘들게 네 학비 등을 보내주는 너의 엄마는 물론
친척들과 이 할아버지조차도 걱정이 되는 일이란 걸 알아야 한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교를 네 맘대로 빠져서는 안 된다.
학교를 그만둬서도 더더욱 안 된다.
네 나이 때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보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학교나 사회에 잘 적응해 나가는 부모 없는 고아들도
이 사회에 많다는 걸 생각해 본다면
지금 네가 정해진 본분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인정받지 못한 일이란 것쯤은 너도 잘 알 것이니
그 잘못됨을 알고 스스로 바로 고쳐나가길 바라는 뜻으로
이 글을 쓰는 것이란 것도 알아야 한다.
물론 학교를 빠지는 일에 대해
네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한단다.
그 중에는 담임선생님이 미워서 그렇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만,
아무튼 그 어떤 이유를 들어서도 학교를 안 나가는 행위는
오로지 네 인생에게 너무나도 큰 손해일 것이 뻔한 일이겠기에
걱정이 앞서 적극적으로 안 된다는 말부터 하는 것이란다.
선생님이라고 해서 미운 짓하는 학생도 좋다고 할 수는 없을 테니
너 또한 그 선생님이 좋게 보이게끔 노력해 보았는지도 궁금하지만
자기는 남에게 대해 노력은 안 하면서도
일방적으로 남이 자기만 좋아해 주길 바라는
이기적인 내가 아닌가도 스스로 돌아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혹 그 선생님을 너는 이해해 줄 수 없겠는 지도 궁금하구나.
정 담임이 싫다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는 일도 있긴 하겠지만
전학이란 것도 그렇단다.
가기만 하면 정말 지금의 선생님보다
마음에 드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을지 그것 또한 알 수 없는 일이니
피한다고 상수냐는 문제 해결에 우선권을 둘 수도 없는 일이지 않겠니.
너도 경험했겠지만, 싫었던 아이와 반이 갈렸다고 좋아해도
새 반에 또 다른 미운 애가 생겨나는 경우처럼
사람 싫은 것은 한 사람 아니 한 번으로 국한되는 일이 아니고
앞으로 고등학교를 가든 사회생활을 하든 계속적으로
누구에게나 부딪치는 일이겠기에
집단생활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겪어나가면서
그 인내와 어울림을 익혀나가야 하는 것이란다.
지금 당장만 싫다고 지금처럼 무조건 학교에 안 간다든지 하는 일은
나중에 네가 군대를 가서도 학교에서 익힌 인내심이 없어
윗사람 싫다고 탈영하지 말란 법이 없기에
만약 그렇게 되면 결국엔 사회 부적응자가 되어
인생 낙오자가 되는 것은 뻔한 일일 것이므로
어른들은 미리 걱정하는 것이기도 하단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군대 등 집단 교육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알리는 프로그램이 있듯이
밖에 나가서 하루만 고생해 봐도
할머니 보살핌 만으로나마 공부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편하고
행복한 일이란 것도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남들 다 참아내고 다니는 학교생활에
너 하나만 정해 논 룰을 따르지 않고
학교를 안 간다든지 하는 정도에 벗어나는 일을 이어 간다면
과연 그게 아무리 사춘기라고 놔두고만 볼 일일까.
군인들이 군대생활하면서 정 힘들면 하는 말들이 있단다.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가니 참고 지내면 제대다.” 라는
이 말처럼, 얼마 남지 않은 학년을 잘 참고 넘겨
슬기롭게 대처하길 이 할아버지는 바라는 것이란다.
그러나 또 달리 공부하기가 싫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것이라면
학교를 쉬는 것 또한 방법일 수 있긴 하다만
만약 학업을 중도에 그만두고 나중에 다시 공부하기란
남들 뛰는데 쉬었다가 가면 당장은 쉬니까 편한 것 같지만
나중에 쫓아가기가 더 힘든 것처럼
시간이 가면 후회 될 일이기에 추천하고 싶진 않구나.
자기 인생의 나가고자 하는 길을 일찍부터 찾아서
그 길을 정해 논 사람은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한단다.
그렇게 네 인생의 목표를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아직 못 찾았다면
그 목표를 찾기 위해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는 것임도 알아야 한다.
좋은 사람이 되건 나쁜 사람이 되건 그 모두는 자기하기에 달렸으니
나이가 들수록 누구를 원망해서도 안 되고
누구 때문에 잘못됐다는 생각 역시 아둔한 판단인데
그 잘잘못의 어리석은 판단을 하는 기초가
학생 때 형성되는 것이기에
학교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중요하다는 말은
즉, 그 배우는 동안 그런저런 현명함을 뒤쳐지지 않게 배우고 익혀서
자기 인생에 플러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시간이기 때문이란다.
혹시 학업성적을 올리는데 자기 적성이 맞지 않는다면
공부 이외에 자기가 앞으로 살아갈 직업화될 일을 미리 찾아내는 것도
무엇보다도 중요할 수 있으니 그 쯤한 나이에
자기 인생에 대해 성찰할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된단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판단과 결정은 자기 스스로가 내리는 것이라 해도
앞서도 지적했듯이 아직 삶이 뭔지를 모르는 너 같은 학생들에게는
그 결정을 잘 내릴 수 없는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어른들은 걱정하는 것이기에
향후 좀 더 똑똑한 사람으로 발전시켜 주기 위해서
기초 공부가 절대로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니
앞으로는 학교 가는 일을 게을리 한다든가
등한시 하는 일이 절대로 없기를 바랄 뿐이란다.
끝으로 할아버지의 이런 조언들이 네 마음에 와 닿을지
또는 건성으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네 스스로 올바른 결론을 만들어 가는 계기로 삼길 바라면서
앞으로는 “어리고 못된 사춘기 소년”이 아니라
“어른스럽게 변한 사춘기 소년“이 됐다는 소리 듣기를
학수고대하며 진심어린 마음으로 기대해보련다.
외종할아버지가...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나서 (0) | 2019.08.13 |
---|---|
미운 사람은 어딜가나 있는지(과거 글) (0) | 2016.08.03 |
해외직구 통관 번호 (0) | 2015.02.26 |
동창회에 한마디 (0) | 2012.10.10 |
이 고양이를 어떡해 (0) | 2012.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