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자기 기억만을 고집하려는 경향이 있다.
과거 그 먼 오랜 기억 속을 마치 어제의 일들처럼 잊지 않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 동안의 상대에 대한 과정들은 생략한 채로
자기의 어렸던 그 기억에 굳이 맞추려고만 하는
마치 그 기억들이 상대에 대해 전부인 것처럼 ...
그래서 그런지 큰 인물이 된 사람들이
제일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바로 고향이라 한다.
그건, 과거의 철없던 자신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현재의 발전된 자기 모습은 빼고 어릴적 미성숙했던 모습만을
그대로 기억하고 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처럼
사람들 역시 그대로 있지 않고 변하면서 살아간다.
물론 발전하는 이들도 있겠고 혹은 비발전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변해갔을 동안 못 만났던
몇 십 년 간의 변화는 무시한 채로
어릴적 기억만으로 상대에 대한 평가를 하려는
과거 동창들의 자기식 잣대들은 대하다 보면
때론 설명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러거나 말거나 방치하고 싶은
허탈한 아쉬움이 남는다.
2세대 전자시대는 가고 3세대를 지나 벌써 4세대로 변해가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과거 인물들처럼
과거의 자기 기억만을 고집하려는 발상은
끝내 서로의 갭을 더 좁히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벌려나가는 결과를 만들어 갈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며 살아야할 것이다.
과거 동창들이라도 그 모두를 알 수 없다는 것은
어릴 적과는 달리 지난 일들 모두를 설명하고 살기에는
또 다른 사고와 또 다른 견해를 갖는 나이들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도
각자 이해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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