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무상 無念無想
무심으로 와 때리는
바람인 줄 알기에
겨울나무는 서럽지 않다
그래서
허허벌판 찬바람을 맞고도
나무는 돌아서지 않는다
주해;
온갖 잡다한 욕심들이 온통 칡넝쿨처럼 머리를 감싸 쥔다.
말 뿐이지 언제라도 그 욕심을 내려놓은 적이 있었던가.
어찌 살았고 어찌 살 것인가.
겨울 찬바람이 욕심 많은 볼을 호되게 때리고 간다.
소용돌이처럼 핑 도는 눈물을 훔치며
바람을 따라 원망의 흘긴 눈을 날려 보지만
매정한 여인처럼 바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난다.
날 때리고 간 바람이 허허벌판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에게도
공평한 선생님 회초리처럼 때리는 모양이다.
휘청, 모양이 노인 허리처럼 꺾인다.
그러나 한차례 호되게 매를 맞고서도
나무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허리가 젊다.
무심으로 와 때리는 바람쯤이야
심란할 필요 없다는 듯이
마음 비운 노스님처럼 가지조차 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난 아직도 원망의 눈초릴 촛농처럼 버리지 못하고 사는데...
비 오는 광릉에서 (0) | 2010.01.22 |
---|---|
유전자 (0) | 2010.01.13 |
일본 사람을 미워하지 마라 (0) | 2008.10.14 |
차마고도를 보고 (0) | 2008.09.18 |
남녀의 간통이니 통정이니 뒤집어 보기 (0) | 2007.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