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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단상, 詩論 (詩作 入門)

정보 칼럼 1

by 와정보 2006. 5. 1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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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단상,  詩論 (詩作 入門)



   이런 글을 적은 것이 있다고 하자.


     하늘은 파랗고

     마음은 상쾌하다


   이처럼 간단명료하다고 시일까.

   이런 식의 표현으로 행과 연만 짧게 쓴다고 시일까.


   역시 메타포가 없으니 싱거운 글일 뿐 사실적인 일지에 불과하다. 그러나 위 글을

이렇게 바꾸어 보자.


     하늘은 청자

   마음은 사이다


   하늘이 청잣빛 같고, 그걸 바라보니 마음은 톡 쏘는 사이다 같이 시원하다는 느낌으

로 읽혀지지 않은가.

   이와 같이 은유가 있어야 시의 맛이 사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은유를 “천재의 표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은유란 만들어지기 힘들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아주 어린 꼬마 아이가 파란 하늘을 보며 “ 바다 같다”라고 말했다면

그는 분명 시인의 재목감이리라.


   살아가면서 긴 시간 모든 사물에 대해 폭 넓은 사고적 단어를 머릿속에 담아 둔다면

언젠가는 자기도 모르게 그 은유나 비유가 살아서 튀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자칫 은유가 자기 도취식이 되어 전혀 남이 공감 할 수 없는 자기식 발상을

우겨 넣는 경우는 지양해야 한다. 멋진 은유는 남들 역시 공감해야 제 맛인 것이다.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꾸 간지러워.


   위 시는 정지용님의 [호수, 2]라는 시의 전문이다.

   오리가 호수 위를 전진하면서 목을 홰홰 돌리는 것을 동심 같은 마음으로 묘사한 것

이리라.


   첫 연은 오리가 가면서 양 옆으로 만들어 낸 물 파장을 묘사한 것인데, 그 물 파장을

사실대로 적지 않고, 오히려 오리목이 호수를 감는다고 표현한 것이고, 마지막 연은

그렇게 감긴 물 파장으로 인해 이쪽저쪽을 보는 오리가 아니라, 호수를 감다보니 오

히려 자기 목이 간지러워서 목을 돌려대는 것이라는 표현이리라.

   이와 같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적은 것이 아니라 시인의 눈에 비친 느낌을 적어

내는 것이 시인 것이다.


   시란 쉽게 한 두 권의 시작법 책을 읽었다 하여 잘 써지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렇

다고 미리부터 겁을 먹고 포기하면 끝장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심는 사과나무처럼 그

시작은 묘목부터인 것을 염두에 두라는 말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 느끼고 담겨진 지적 재산이 어느 날 문득 자신도 모르게 표출되

는 바로 그것이 멋진 시의 탄생일 것이다.


정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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