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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06년 2월 2일)

수필, 산문, 일기, 기타

by 와정보 2006. 2. 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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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쯤 詩集 출판을 갖기 위해

詩想에 방해 될까

다른 글을 자제한지도 몇 달째다.

문맥상 주어와 서술어가 바뀌는

머릿속의 습관적 혼돈을 두려워 해서다.

남들이 들으면 별 일을 갖고 다 고민한다 할 일이다.

 

   철창이 없어 그렇지 영락없는 감옥이다

   빈 화로같이 썰렁한 사람의 온기조차 사라진 방 안은

   밤 새鳥조차 잠들어버린 벙어리 같은 절간마냥

   찬장의 사기그릇처럼 고요만이 흐른다


   핏발 선 눈알은 곰팡이 낀 계란 같고

   기세등등하던 어깨는 봄날의 얼음처럼 쳐져 내리며

   몸뚱아린 삶은 문어처럼 늘어져 있다


   오갈 데 없는 머릿속은 차라리 孤島

   그저 하늘이 내려앉아 땅이 꺼지길 바라는

   푸념의 노숙자처럼 방안은 어두운데

   멍청한 시인의 텅 빈 머리 속 역시

   퇴근한 공장의 재봉틀처럼 조용하기만 하다

 

누운 가지가 다시 하늘을 향하듯

떠다니던 마음도 언젠가는 다시 찾아오겠지


무심히 지나치는 차량 행렬처럼

골목길을 돌아 은행앞 사거리를 건너

땀내나는 운동을 다녀 온다.

바람이 냉동실처럼 다시 차다.


검은 하늘엔

토라진 마음 닮은 초승달 양 끝이 

창날처럼 뾰족한데

가로등 불빛에

길 잃은 나그네처럼

그림자 하나 애처롭게 따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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