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홀로 안기며
얼룩말처럼 낮과 밤이 교차하는
포장마차 황색천막에
만화 같은 큰 그림자 등에 업고
소줏잔을 내려다 본다
잔 속에 비릿한 달이
돌아앉은 네 등과 포개져 있다
뒤쳐진 수사자의 흰 머리칼 같은
회한도 들어 있다
까짓놈의 잔영이야 있건 없건
내 몰라라 마셔대건만
지우려 마시고 지우려 마셔도
자꾸자꾸 생겨만 난다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반기는 문고리 홱 뿌리쳐
흑백 실내로 들어서면
와락 먼저 어둠이 날 껴안고
고양이 같은 동공으로
잠시 봉사처럼 벽에 기대면
거기엔 공룡 아가리 같은 방이
언제나 나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