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만에 동네 약국엘 들렀다.
파스가 필요한 김에 소화제 등 이것저것 떨어진 상비약들을 사러 들른 것이었다.
사람들이
없고 나 혼자 있었기에 주문한 것들을 기다리는 동안
궁금했던 건강에 대해 질문도 했다.
그런데 물건을 받아들고 나오면서의 느낌이 왠지 좀 찜찜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왜그런가 하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예전의 약사들과 지금의 약사들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모든 약국에서 거의 동일하게 느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전의 약사들은 지금처럼
그리 무표정하거나 감정없이
손님을 대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예전의 의약 분업 전에는 약사들이 대개 친절했다.
아니 잘 들어주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맞을
지도 모른다.
물론 전에는 약사들이 모든 병에 대해 처방을 해주었으므로
잘 들어야만이 바른 처방을 내릴 수 있었겠으니 그럴만도
하다 했겠다..
거기에 비해 그런 것이었을까.
지금은 그저 뭐 달라고 하면
슈퍼마켓 종업원이 무표정하게 물건 집어 주듯이
물건만 건넨다.
질문을 해도 영 신통치가 않다. 대답을 꼭 회피하려는 사람처럼 군다.
굳이 병원을 다녀오지 않아 처방전을
내놓지 못하더라도
이런저런 병에 대하여 전문가에게 묻고 싶은 맘은
아마도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런데도
요즘 약사들은 대화를 단절시켜버리고 만다.
이는 가게 종업원과 다름없는 일이지 않은가.
설령 구멍가게라도 친절하지 않은 가게는
손님의 마음을 잡지 못하는데
하물며 병을 다스리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임에랴...!
그렇다고 필요 이상의 친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소위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아픈이들을 대하는 이들이라면
상대의 마음을 편하고 따뜻하게 다스릴 줄 아는
현명함 정도는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약사들 스스로가 의사들의 시다바리(?~)라는 말도 해대듯이
그런 누워
침뱉기식의 사고 자체가
아마도 그런 무둑뚝한 약사를 양산하지 않았겠는가 생각해 보면서,
약사들 모두는 더 늦기 전에
현재의 잔 심부름이나 해주는 그런 의식에서 탈피하여
전문가로서의 가치 창조에 새로운 신경을 써야할 때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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