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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맘 사연에 대한 나의 댓글

정보 칼럼 1

by 와정보 2015. 5. 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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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1학년 딸 하나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오늘 좀 충격(?)을 받은 일이 있어서
여러 학부모님들에게 의견을 여쭙고자 글을 씁니다.

 

제 딸과 한 살 많은 2학년 여자아이가 학교도 같고 이웃에 사는데
방과후에 피아노니 영어니 같이 배우는 게 많아서
매일 만나는 사이입니다.
그 엄마는 저보다 한 살 어린데 언니 동생 하며 잘 지내는 사이이구요.
두 아이도 투닥거리며 싸우다가도 금세 풀어져서 잘 놀곤 합니다.
그런데 오늘 그 아이 엄마가 일이 있어서
제게 아이를 맡기고 자리를 비웠습니다.

 

이른 저녁을 차려 먹인 뒤 영어수업 가기 전에 아이들이 노는데
공 하나를 가지고 자꾸 싸우길래, 그럴 거면 둘 다 가지고 놀지 말고
저한테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때는 그 아이가 공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말을 마치자
그 아이가 싫은 표정을 짓는 동시에 제 딸이 저쪽에서 다가오며
공을 뺏으려다 그 아이를 좀 건드렸습니다.
세게 치거나 때린 게 아니라
공을 뺏으려다 그 아이가 안 뺏기니 그대로 아이 곁을 지나쳐
몇 발자국 앞으로 간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공을 쳐들면서 제 딸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더니
공을 휘둘러서 사정없이 제 딸 머리를 내리쳤습니다.
그 공은 딱딱하진 않지만 크기는 농구공만 한데
손잡이가 달려 있어서 잡고 휘두를 수가 있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제 딸도 그 아이가 위협적으로 공을 쳐들고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는 얻어맞을 걸 알고 몸을 움츠렸는데
정말 얼마나 있는 힘껏 내리쳤는지 애 몸이 휘청 하더군요.

 

딱딱한 공이 아니어서 애가 다쳤을 거라고 걱정은 안됐지만
저는 그 아이가 때리려고 위협적으로 다가가는 모습,
사정없이 머리를 내리치는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크고 힘도 세서
제 딸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큽니다. 그런 아이가 공을 쳐들고
머리를 후려치니 제 딸은 어깨를 움츠린 채
그대로 얻어맞았는데요. 그 모습이 마치 크고 힘센 아이가
자기보다 작은 아이를 힘으로 위협하고 제압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것도 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생인데 일말의 망설임은커녕
있는 힘껏 휘두르다니... 저한테는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정말 과장이 아닙니다.
딸한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면서부터 공을 쳐들고
때릴 준비를 하다가 머리를 힘껏 내리치는 폼이,
초등학교 2학년이 저럴 수 있나 싶어서..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거고요...

 

일단 엉덩이 같은 곳은 때릴 수 있을지 몰라도
머리는 절대 때리면 안된다고 야단을 쳤습니다.
그리고 제 딸도 같이 야단쳤고요.
사이좋게 놀지 않고 자꾸 싸운다고요.
그런데 제가 야단치니까 그 아이가 그러더군요.
자기는 어깨를 쳤지 머리를 친 게 아니라고요.
제가 사정없이 머리를 후려치는 걸 봤는데도요.

 

그런 다음 영어수업 마치고는 그 아이 할머니가
데리러 오셔서 그 엄마와는 아직 얘기를 못한 상태인데요.
얘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 건가요?
아이가 하나라 모든 게 처음이다 보니 별거 아닌 걸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지요?
참, 그 아이도 외동입니다.
참고로 저 나름 매사 공평하게 하려고 애쓰는 사람이고
아이들 간에 다툼 있어도 무조건 제 딸 편 들지 않고요,
같이 잘못했을 경우엔 먼저 사과하라고 합니다.
그 아이는 끝까지 잘못했다고 안하더군요.
아이 엄마는 직선적이고 뒤끝이 없는 성격이긴 한데
말이 많은 편이고 자기 딸을 싸고 도는 편입니다.
지금까지 잘 지내왔는데 이얘기를 해서 사이가 불편해질지...
앞으로도 계속 봐야 하는데 그냥 넘어가야 할지..

 

별거 아닌데 제가 오버하는 거라면 그렇게 알겠습니다.
아니라면 이럴 경우 어떻게 처신하는 게 현명할지
경험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고견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 아이가 커가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많이 생길 텐데
여러 가지 생각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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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댓글

 

서열 싸움에 엄마가 끼어든 형국이네요.

 

동물이든 아이들이 건 섞여있다 보면 우열을 가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평상시 자기보다 아래였던 아이가 엄마 빽을 믿고 자기를 이기려

드는 게 언니 입장에서 보면 화나는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참다가 엄마

가 있더라도 한 대 줘 박은 거지요. 평상시 엄마가 없던 자리에선 그 동생

아이는 언니에게 이기려는 행동을 안 했을 겁니다. 엄마가 없을 때 저 동

생 아이는 스스로 아래임을 자처하여 다툼을 초래하는 일 없이 잘 지고 있

었는데 저 동생이 오늘 자기 집이라는 권리에 옆에 있는 엄마 프리미엄까

지 얹어 평상시에 안 하던 언니를 무시하고 대등한 주장을 해대니 그 언니

는 얄미웠던 겁니다. 오히려 엄마가 없는 자리에서 다른 아이들과 섞여 다

툼이 날 때는 오히려 저 언니는 동생 편을 들어줄 수도 있을 거구요.

 

그러니 그냥 놔두세요. 그게 아이들 자라는 모습입니다. 싸움 속에서도 자

기가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배우고 그에 대처하는 면역이 생겨납니다. 온

실 속에서 병균 없이 자란 식물들이 병에 더 약하듯이 사람 역시 자생하며

크는 아이들이 더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일 이외에 저 언니라는 아이가 원초적인 폭력성을 갖은 애라면 모를

까 저 정도 한 번쯤 생겨난 일로는 두 아이들 모두 정상이니 엄마들 역시

도 저런 사소한 이유를 들어 싸우지 말고 서로 이해하며 잘 지내가기를 바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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