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酒
눈 감아도 눈 떠도 온누리는 거기에 있다
우리 모두는 시계초침 소리를 먹고 살지만
밤은 화장으로 변신한 모두의 앞에 와 준다
너 나 할 것 없이 내세우는 허영들은
오히려 자격지심으로 초라함만 더하는데
말똥말똥한 술잔이 나를 바라다 본다
어눌한 가슴으로 하늘을 올려봐도
슬픔과 원망은 구름에 가리우고
대답 없는 소리로만 별로서 반짝 인다
저 별은 새끼 낳는 괭이처럼 슬프게만 보이고
우리는 어제의 지운 밤을 기억 못하고
또 다시 종달새처럼 읊어대야만 한다
허공에 외쳐댄 소리는 이미 나를 잊었고
기억 못한 그 밤을 말해 줄 이를 기다리며
우리는 슬픈 시인의 눈을 쳐다보아야 한다
누가 찾아주련가 저물어 넘어가는 이 밤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내 속을 담은 술잔
오늘도 다시 만난 애인처럼 키스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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