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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의 푸념(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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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정보 2006. 10. 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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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 1. H양의 옛애인의 푸념



난 소위 말하는 '깔끔 떠는 남자'에 속한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결벽증이 있다는 건 물론 아니고, 항상 정돈 되어 있는 방에서, 매일 아침에 샤워를 하고, 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쓰나미가 덮쳐 온다고 해도 빨래를 돌리고... 그런 비교적 규칙적인 자취 생활을 하는 남자일뿐이다. 내가 이렇게 정상적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수 있는 이유는, 나의 이런 면이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이나 마찰을 불러온 적이 없다는 면에서 그렇다. 최소한 H 와 사귀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는 남자 고등학교를 나왔고, 남자가 대부분인 과에서 대학생활을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정도 여자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었다고도 생각 된다. H 는 그런 나에겐 아주 특이한 여자였다. 그 털털한 성격과 내숭 떨지 않는 자연스러움에 나는 신선함을 느꼈고, 그러다보니 어느덧 그녀와 나는 연인 사이가 되어 있었다. 자, 그리고 문제는 이제부터이다.



그녀와 나는 사귄지 얼마 후에 어느 모텔에서 술에 취한 채 첫 섹스의 시간을 가졌다. 그녀도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좋았다고 생각된다. 다음날 아침, 나는 수업이 오후에 있었고 그녀는 일찍 1교시 강의가 있었기에 그녀를 먼저 보내고 난 침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경악했다. 모텔방이 무슨 전쟁이라도 치룬듯이 난장판이었던 것이다.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휴지들, 뒤집힌 채 침대 밑에서 나동그라져 있는 스타킹(그녀는 뭘 신고 나간걸까?), 뚜껑 열린 채 흩어져 있는 로션들... 머리가 지끈거려진 나는 잠시 비틀거리다가 침대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옆 소파에 곱게 개어져 있는 나의 옷들을 보며 한숨 지었다.

보통 여자가 어떤 남자를 좋아한다면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을테고, 그 남자 앞에선 대놓고 코를 풀진 않을테고, 그런 맥락에서 자신이 사용한 정액 묻은 휴지를 이렇게 팽개치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정상 아닌가? 그녀는 나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나의 당혹감은 이런 면에서 비롯되었다. 뭐, 나중에 알고보니 쓸데 없는 오해였지만 말이다.

그 후에도 저런 풍경은 계속 되었다. 난 섹스가 끝나면 팽개쳐 놓은 그녀의 옷을 곱게 개어서 옆에 놔주고, 늘어져 있는 휴지들을 주우며 뒷정리를 하고서야 잠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익숙해져서 으레 그러려니 하며 방을 정리했다. 사실, 이런 부분은 그 후 닥치게 될 문제들에 비해선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씻지 않은 채 행해지는 섹스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는 타입이다. 그래서 우린 항상 샤워를 마친 후에야 서로를 안았는데 그녀는 그게 다소 불만인 모양이었다. 한번은 거의 반강제적으로 나를 침대에 밀쳐놓고 거칠게 옷을 벗겼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잠시 당황하고 있던 나는, 씻지도 않은 나의 꼬추를 그녀가 입에 넣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거의 충격에 빠져 들었다. 나는 그녀가 나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증명해보이려 이런 행동을 하는걸꺼라고 생각했기에 결국 한사코 그녀를 만류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것도 오해이긴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

저 사태 이후로 우린 서로의 위생관념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그녀는 서로 씻을 생각도 못한 채 달려들어 서로의 몸을 탐하는 게 정열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나는 비위생적인 섹스가 특히 여자의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설득하려 애썼다. 하지만 이성은 종종 감정에게 지게 마련인지라 나는 그녀를 섭섭하지 않게 하기 위해 '다음부턴 유난 떨지 않겠다' 고 약속해야했다.



오래 사귀게 되면서 우린 서로의 자취방에 들락 거리기 시작했는데, 그녀가 내 방에 처음 왔을 때의 행동이란게 꽤 희한했다. '오오..' 라는 감탄사를 뱉더니 갑자기 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거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녀가 온다고 내가 억지로 밤새 쓸고 닦은 걸로 생각하고 한 칭찬이었다.

반대로 내가 그녀의 방에 처음 놀러 갔을때, '오늘 갑자기 나와서 방 안치웠는데..' 라는 그녀의 말을 난 형식상 예의 차리는 걸로 생각했다. '이거 좀 드세요. 맛은 없지만.. '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녀가 방문을 열었을때 난 진짜 맛없는 음식을 대접 받은 손님의 당혹스러움을 느껴야했다. 그 충격을 티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더욱 고통스러웠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티셔츠들을 한쪽으로 밀어놓고 앉아 있으려니 도무지 안정이 되질 않았다.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나를 보며 그녀는 '여자방에 첨 와보나봐' 하며 웃었다. 그런 그녀에게 이게 여자방이라는 증거를 대보라며 절규하고 싶은 욕망을 나는 간신히 참아 내었다. 그러나 불안하고 산만한 기분만은 끝내 참을수 없던 나는 그녀를 억지로 일으켜 방 청소에 나섰다.

밤 12시에 시작된 청소는 새벽 2시가 되어야 끝났다. 나는 혹시 그녀가 이런 내 행동에 자존심 상해하지는 않았을까 걱정 했는데, 그녀는 내가 자신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오바한다고 생각했나보다. 오히려 귀엽다면서 볼을 톡톡 두들겨 주었으니 말이다. 그래,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을때 우리를 지켜주기도 하는 거니까... 나는 안도했다.



그녀가 전에 요구했던대로 씻지 않은 채 마구 뒹굴던 어느 밤, 나는 그녀의 서비스를 이미 과하게 받은 상태였고 그래서 나 역시 보답하리라는 숙연한 마음 자세를 갖고 그녀의 아래쪽으로 머리를 들이 밀었다. 그녀는 '아이, 하지마..' 하면서도 슬쩍 허리를 들어주는 센스를 보여줬고 난 그녀를 감동시키고 말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랐다. 그러나 5초 후, 난 도저히 말로 형언하기 힘든 충격에 빠진 채 숨쉬는걸 멈춰야했다...



사실 그녀는 자신이 성실한 서비스를 기꺼이 해주면서도 막상 나에게 상응하는 보답을 직접 요구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금언을 명심하고 있는 나로선 압박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고 그때마다 난 늘 난감해졌다. 물론 내가 여자의 그곳에 입을 맞추는 것을 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고, 그 자체를 추잡스럽다고 생각할만큼 꽉 막힌 타입도 아니다. 다만...다만.... 그녀의 그 은밀한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체취가 도저히 내 감당의 영역 밖이라는 것, 그게 문제였다.

사실 남들이 들으면 웃어 넘길 일일지는 몰라도, 막상 당사자들이 이로 인해 겪어야 하는 고충은 그리 가벼운 게 아니다. 특히 애인에게 '산부인과 가보라' 는 말을 할 용기가 차마 없는 남자들에겐 더욱 그렇다. 왠지 그런 얘기는 상대에게 배신 당하고 헤어질 때쯤에 아주 모진 상처를 남기기 위해 던지는 욕설 같은 종류로 생각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매우 사랑하지만 그 체취까지는 도저히 사랑할 수 없었다. 그 후로 나는 컨니링구스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에 시달렸다. 상상만으로도 그때의 냄새가 그대로 살아난다는 것은 인체의 신비이자 저주였다. 한번 그렇게 겪은 정신적 충격은 샤워한 후의 오랄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나는 움츠러 들었으며 그런 나의 태도에 그녀가 섭섭해하는 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남지 않았다. 견디던가, 고백하던가. 나는 고백을 택했다.

'병원에 가보는게 어떨까' 로 시작된 나름의 핵심을 돌려가려는 노력은 그녀의 빠른 이해력에 의해 맥락을 간파당했다. 그제서야 나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의 기원을 깨달은 그녀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심각하게 상처 받으며 히스테릭한 상태에 빠져 버렸다. 그로부터 자그마치 3시간을 울어댔으니 말이다. 중간 중간에 '이 개새끼' 어쩌구도 나온거 같은데 분명한 발음은 아니었다.



그 일 이후로 그녀는 확실히 조심스러워졌다. 섹스 전에 나보다도 더 샤워를 챙기는 것 외에도 전체적으로 청결에 많은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오랄을 이제 영원히 나에게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 했다는 것만 제외하면 나로선 반가운 변화였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그런 부분에서 서로가 서로의 눈치를 보며, 그래도 우리의 연애는 그럭저럭 세월의 무게를 더해갔다.



그로부터 1년쯤 후 어느 겨울, 우리는 동해로 함께 여행을 가게 되었다. 나름대로 낭만이라며 굳이 모텔 대신 바닷가 앞의 허름한 민박집에 묵게 되었다. 그녀와 나는 대학 졸업 후의 계획에 대해 소주 한병을 나눠 마시며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새삼 우리가 서로를 꽤나 좋아한다는 것을 실감하며 밤을 보냈다. 그러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 난 그녀를 만지작 거리며 하고 싶다는 유혹의 제스추어를 보냈다. 그런데 그때 그녀가 '잠시만..' 하더니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닌가.

그녀가 화장실에 갔을거라고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을때 마당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방밖을 살펴보던 나는 마당 앞 수돗가에서 그림자 하나를 발견했다. 그녀였다. 난 그녀가 이 추운 겨울밤에 밖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건지 의아해하며 그녀의 하는 양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잠시후, 그녀가 빨간 고무 다라이 안의 살얼음낀 물을 끼얹으며 씻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숨을 멈춘 채 가만히 문을 닫았다. 그리고 다소 멍해진 기분으로 그녀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그녀는 덜덜 떨며 방안으로 들어섰다. 나는 허름한 이불을 열어 그녀를 맞이했다. 그리고 작은 그녀의 몸이 가냘픈 떨림을 그만둘 때까지 꼭 껴안고 누워 있었다. 이렇게 지독한 상처였다는 것을 미처 몰랐던 나의 무심함에 미안해하며, 그럼에도 나를 놓지 않아준 그녀의 마음에 감사해하며 나는 그녀를 꼭 안고 밤을 보냈다.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으로 벅찬 밤이었다.

나는 한밤중에 그 얼음물을 깨고 손을 불어가며 자신을 씻던 그녀의 뒷모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CHAP 2. H양의 푸념



그와 헤어진 것은 그의 탓도, 나의 탓도 아니다. 우린 그냥 헤어졌을 뿐이고, 나는 지금도 그를 좋은 감정으로 기억한다. 비록 너무 깔끔 떠는 성격인지라 피곤할 때도 있었고 가끔은 그런 부분으로 인해 상처 받은 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의 내가 좀 더 위생상태에 신경을 쓰게 되었으니, 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지친 면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내가 지금 사귀고 있는 이 남자는 옛애인과는 거의 완전히 다른 타입이라는 게 그 증거인듯 하다. 정적이고 깔끔하던 학자풍의 옛애인과는 달리 지금의 애인은 건강한 스포츠청년의 부류이다. 나는 그의 남자다운 성격과 털털한 행동에 매력을 느껴 사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사람과 연애를 시작하면서 나는 예전엔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다. 그건 바로... 이 놈이 말끔한 겉보기와는 다르게 꽤나 지저분한 놈이라는 점이다.

사실 처음엔 그가 친구들과 농구를 마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나에게 뛰어오는 모습을 멋있다고 느꼈다. 그 땀흘린 팔뚝으로 나의 어깨를 감아 안을때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땀냄새 나는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홍대 앞으로 데이트를 가려 한다는걸 알았을 땐 어찌해야 될지를 모르겠더라. 놈의 위생관념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건 이때부터였을 것이다.



친하게 지내면서 그가 나의 방에서 머무르다 가는 시간이 길어졌다. 어쩔땐 며칠씩 있다가 집에 돌아가기도 했다. 그런 그를 위해 난 속옷 몇장과 칫솔을 따로 준비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난 그가 벗어놓고 간 팬티를 빨기 위해 집었다가 비명을 지르며 던져 버렸다. 그리고 놀란 가슴을 가다듬으며 남자는 혹시 뒤에 '여자의 냉' 같은 것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네이버 지식검색을 해봐도 그런게 있다는 얘기는 없었다. 있을 턱이 없지 않나, 그냥 그 놈이 드러워서 생긴 건데.

그 팬티를 버릴지 말지 진지하게 고민하던 나는, 차마 버리지는 못하고 그 팬티 하나만 세탁기를 따로 돌렸다. 모르고 그냥 같이 돌렸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를 상상하니 등에 식은 땀이 흘렀다.

그 후 나는 놈의 행태를 면밀히 관찰해 보았다. 그리고 그는 1주일에 한번 샤워를 하며 샤워하기 전에는 속옷을 갈아 입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섹스 후에도 그냥 티슈로 적당히 닦고는 잠이 들어서는 다음날 입던 팬티를 그대로 주워 입고 싸돌아 다닌다는 것도 알았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그가 아주 지저분하게 생겼을거라고들 상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별로 그렇지가 않다. 옷맵시로보나 헤어스타일로 보나 누가봐도 지저분한 과라고는 별로 상상을 못하는 타입의 남자이다. 애초 향수가 프랑스 귀족들의 악취를 가리기 위해 나온 거라는데, 그런 면에서 그는 향수를 아주 제대로 이용하고 있기도 했다.



나는 내가 옛남자의 그늘에 가려져 단지 평범한 남자를 너무 과하게 매도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자책하며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전날에도 그냥 티슈로 닦고 팬티에 넣었던 꼬추를 들이밀며 '빨아줘' 라고 할 때는 그 주둥이를 하이힐로 때려주고 싶은 욕구를 어떻게 참을 수가 없어진다. 참다 못한 내가 인상 쓰며 씻고 오라고 해도 그는 '우헤헤헤' 하고 웃으며 뒹굴어 버린다. 성격 하나는 참 좋은 놈인 게다. 결국 나는 섹스가 끝나면 수건을 물에 적셔서 놈의 것을 꼼꼼히 닦아주는 서비스까지 하게 됐다.



결국 그와 사귄지 육개월쯤 되었을 때 난 산부인과에서 세균성 질염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남자친구 잘 좀 씼으라고 그러세요."

사무적인 얼굴로 저런 대사를 하는 의사에게 얼굴이 벌개진 나는 씩씩 대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주 화난 얼굴로 그에게 사태를 알리고 그의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듣는듯 했다. 그러나 심각하긴 개뿔. 약속한지 1주일도 안되서 그는 다시 꼬추 주물럭 거리던 손을 내 팬티에 넣고, 여전히 자기 팬티에는 독특한 무늬를 그리며 다니고, 섹스 후에는 내가 닦아주길 기다리며 다리를 벌리고 누워 있다.



내가 옛애인에게 비위생적이라는 의미의 지적을 받았을 때 받은 정신적 충격을 어떻게 하면 그에게 전해줄수 있을까. 아무래도 오늘은 정말 진지하게 '니는 아주 심하게 드러운 놈이야'라고 알려줘야 할 거 같다. 자존심 상해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이건 그가 초래한 사태니까. 다만 그때의 나처럼 너무 심하게 상처 받는 일은 없이 잘 설득 되었으면 좋겠다.


CHAP 3. H양의 현재 애인의 푸념

남자는 털털해야 한다. 당연한거 아닌가? 깔끔 떠는 기생오래비 같은 놈들치고 남자친구 많은 놈 본적 있는가. 그리고 주위를 둘러봐도 이쁜 여자는 다 남자다운 남자들과 사귄다. 책에서 보니 땀에는 '페로몬' 성분이 들어 있다고도 하던데, 아마도 여자는 그렇게 남자의 땀냄새에 매혹되도록 만들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은 H가 아주 진지하게 나보고 드럽다며 삿대질을 해댔다. 그리고는 위생상태에 대해 본격 점검할 것을 요구해왔다. 지난주에 병원에 다녀왔는데 아마도 그게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거 같았다. 하지만 그럼 예전에 나와 사귄 애들은 왜 다 멀쩡했냐? 나약한 꼬추를 가지고 살아가는 그녀가 조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에휴, 그 외에도 오늘 어찌나 말을 많이 하던지... 덕분에 박주영이 골 넣는 장면을 놓쳤다. 왜 오늘따라 그렇게 난리였을까? 답답한 마음에 친구 강군에게 전화해서 상담했더니 정확한 지적을 해주었다. 아마도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깔끔한 여잔지를 내가 알아주었으면 하는거 같다. 그래, 바로 그거다.

이렇게 깔끔도 떨고 앙탈도 부려주니 문득 더욱 사랑스러워진다. 앞으로도 이뻐해줘야지. 어쩌면 내가 그동안 열심히 안 해줘서 삐진 걸지도 모르겠다.

오늘밤에는 특히 좀 열심히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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