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여자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인도의 왕이 묘지로 지었다는 타지마할은
공사가 끝난 후 참여했던 이만 명 인부들의 손목을 모두 잘랐다는데
그 이유는 타지마할보다 더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지 못 하게 하기 위해서였다니
슬픔을 넘어 분노까지 치민다.
자기 마누라를 위하는 일만 최고이고
남의 불행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사고방식이 더 어처구니없다.
학생 때 자기를 자주 때렸던 동창을 최근 사회 망에 공개한 일로
그때의 가해자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나는 그 사실 여부를 떠나 요즘 사회에서 대두되는 사과의 방법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가해자 입장에서 보면,
자기는 과거를 다 잊고 평온하게 살고 있는데 갑자기 과거를 운운하며
자기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니 잘못은커녕 분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작든 크든 확실히 잘못했다고 하면 될 일을,
그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그런데라는 이유를 붙이며
'사실 여부를 떠나서' 혹은 '그 일이 사실이라면' 하는 애매한 단서를 붙이며
사과의 의미를 퇴색시키려는 의도를 보이니
피해자 입장에서나 제삼자가 보면 사과의 신빙성을 의심하게 하는 것이기에
또 다른 악풀이 달리는 원인을 제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진정한 사과는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이외의 미사여구는 필요치 않다.
남의 팔다리 끊어진 아픔보다
지 손톱 밑에 박힌 가시가
더 아프다고는 하지만
남에게는 대못을 박아놓고도
별거 아닌 듯하면서
자기는 손가락질만 받아도
씩씩대는 인간들이 많은 세상이니 사고 전환을 해야 할 일이다.
물고기야 죽든 말든 입 찢어지게 좋아하는 낚시꾼이나,
자기네 골 넣었다고 상대 입장 생각 안 하는 경기 세레모니야
이미 자기주의의 인간 삶에 터 잡힌 생활이긴 하지만
최소한 타지마할 같은 남의 아픔을 모르는 왕의 사고방식은 지양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