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古木의 변
너희가 태어나 고작 백 년도 못 살면서도
너무나도 주인 행세를 하려는 구나
나는 살갗이 변색되고 떨어져나가도
새 살을 내어 회춘하기를 수 백 회
나는 천 년을 살아 온 느티나무라!
벌거벗은 네 어린 모습들은 물론이요
너희 조상들의 삶 역시 내가 다 봤듯이
그리 오랜 세월을 살아 왔건만
너희들의 어른 모시기 행태에는
분개 아니 할 수가 없구나!
극진한 대접을 바라진 않지
성황당 같은 치성도 원치를 않아
허나 매연과 가스에는 살 재간이 없구나
그러니 너희 후손들까지 더 보려 하나
아! 病死 아니하길 바랄 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