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귀를 알아들을 쯤부터 어른들이 흔히 묻는 질문이 있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이런 질문에 아이들 대부분은 답을 회피하는 수가 많은데,
아이 자신도 둘 중에 하나만을 지적하는 건 어딘지 모르게
명쾌한 답변이라고 생각 들지 않기 때문이리라.
옛날의 아버지들은 꽤 권위적이었다.
아이에게 살갑게 구는 행위가 아버지답지 않다고 하여
아이를 어루는 일은 일체 하지 않고 살았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자라서 아버지를 무시하거나
효도를 다 하지 않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절대적으로 복종 했다.
그러나 지금의 아버지들은 아이들과 놀아주고 때론 음식도 해 주는 등
그 옛날의 아버지들에게서 보지 못했던 정을
지금의 자기 자식에게 쏟아 붓는대도 불구하고
요즘 아이들이 더 아버지에게 불만적이다.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의 부권신장 추락(?)에 대해
더더욱 찬물을 끼얹는 듯 한 일들이 벌어져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요즘 텔레비전을 보다보면
이름을 소개하는 자막에 얼른 이해하기 힘든 이름이 소개되어
혼란을 느끼에 하는 것이 그것이다.
차라리 성 씨에 외자 이름을 붙이거나 아니면 세 자 이름을 붙이는 건
차라리 이해가 빠르다.
헌데 그런 것이 아니고 아버지 어머니의 양 성을 붙이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그 실천으로 두 성자를 붙인 것이다.
즉, 아버지가 최 씨이고, 어머니가 정 씨인 "효인"이라는 사람이 있다면
"최정효인"이라 개칭을 했다는 얘기다.
그러니 평상시 하나의 성과 이름에 익숙해져 있던 이들에게
'최정효인'이 무슨 뜻인지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것 역시
이상한 일은 아닌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를 다 존중한다는 취지는 더 나무랄 데 없다.
그렇게 이름을 바꾸는 데에도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어야만 했을 테니
그에 맞을 만한 당위성쯤이야 갖고도 남으리라는 짐작 또한 간다.
하지만 수천 년을 내려온 전통을 자기 대 한 사람의 판단에 의해
너무 쉽게 바꾼다는 것은 좀 이해하기 힘들다.
미국에선 여자가 시집을 가면 바로 자기의 성을 버리고 남자의 성을 따른다.
우리식으로 이해한다면 얼마나 불합리한 사고란 말인가.
씨의 근본을 바꾸는 일이니 말이다. 그런데도 교육, 문화, 철학 등의 수준 또한
우리에 비하여 결코 낮지 않은(?) 그 선진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도
그 전통을 지켜가고 있다.
오히려 그런 그들이 갖는 실질적인 여권은 우리네보다도 훨씬 크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향후 그렇게 두 성자를 갖은 '최정'이라는 성씨를 가진 사람이
'박김'이라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다음 세대의 성씨는 당연히 "최정박김 아무개"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한 세대 뒤에는 그 "최정박김"씨가 "이황유정"씨와 혼인했다면
그 역시 "최정박김이황유정 아무개"라는, 자라나는 나무뿌리처럼
늘어나는 이름은 꼭 삼천갑자동방삭이처럼 한 한 시간을 불러대야만 하는
웃지 못 할 이름이 되어버리는 결과를 나을 것은
꼭 지내봐야만 아는 일일까.
몇 자 이상의 글자는 호적에 붙일 수 없다는데
그 때는 과연 어느 부모 내지는 조상의 성자를 탈락시킬까.
그리고 왜 우리네 여성단체들은 그리도 공격적일까.
남자를 공격대상으로 까부셔야 하고, 쟁취하고야 말겠다는 생사를 건 싸움같이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의 이분법적인 논리는
혹 지나친 페미니즘에서 비롯된 사고방식은 아닌 것일까.
지금 나만이 충성하고,
지금의 나만이 효도하고,
지금의 나만이 알고 있다는 오만한 생각에 살다보면
그 부작용 또한 뒤따른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자기가 저지른 실수에 대한 대가를 자기가 받는다면
그나마 다행한 일 일 수도 있겠지만,
만나 보지도 못한 후손이 조상의 잘못으로 인해
뒤늦은 대가를 받아야만 한다면
그 역시 바람직한 일이라고는 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름 성자性字!
무슨 스티커 붙이듯이 너무 쉽게 갖다 붙였다 떼었다 하지말자.
오래 붙여 있던 곳엔 이미 뗀다 하더라도 그 흉한 흔적은 남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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