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산문, 일기, 기타
내 수염기른 모습에 대하여
와정보
2006. 5. 12. 22:15
나는, 남들이 나를 보고
일본인 닮았다는 말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난 그 말을 자주 듣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염을 기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선 보는 이들로부터의 거부감으로 받아들여지게 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부담스럽게 자리잡은 정서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그건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염 기른 모습이
잘 어울리지 않는 탓도 있겠지만, 그 외에도
구한말 왜인들이 길렀던 모습에서의 국민적 감정이
아직 상징적으로 남아있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보면
수염을 기른 모습이 일본인을 일컫지는 않습니다.
육 대륙에 걸쳐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남성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많이들 기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과거 외국인을 자주 접하지 못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콧수염 기른 사람들을 먼저 떠올린다면
그것은 위에서 말 한대로 일본인들을 떠올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를 그렇게 보는 것 또한 무리는 아니겠지요.
그러나 세계 각국을 아주 많이 다녀본 어느분의 말에 따르면
내 모습이 스페인 남자들과 흡사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쪽 사람들이 약간 동양적으로 생겼기에
콧수염 기른 늘씬한 젊은 총각들의 모습을 보면
나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난 스페인 풍의 나를 은근히 좋게 생각해 왔는데
저번 월드컵 축구에 우리나라에게 진 스페인 넘들 매너를 보니
영 꽝이라는 생각에 이제부턴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의외로 여자들의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좀 짓궂은 질문이긴 해도
"콧수염 기른 사람과 키스하면 간지러워요?~"
[그걸 내가 어찌 아누, 상대가 알지^^]
또, 왜 수염을 기르느냐고...
" 안 나면 못 기르죠. 저절로 나는 거예요. ~
오히려 남들이 깎고 사는 것이죠...
머리카락을 자를 수도, 기를 수도 있는 것처럼... "
그러다 보니 생각나는 에피소드 하나가 있습니다.
회식자리로 간 식당,
나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쭉 사람들이 늘어 앉은 자리에서
내가 직원들에게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앉은 자리에 서빙을 하던 한 아주머니가
들어오면서부터 내게 보내온 평범치 않았던 눈길로
결국 내게 한마딜 던지더라구요.
"우리나라 말을 아주 잘 하시네요? ..."
" 아..~ 예...한국에 오래 살았거든요..."
직원들 모두 박장대소 했었습니다. 내 순발력에요.~
에피소드 투
한국통신 대강당에서 [ 한,일 영상포럼..]을 하던 때였는데
난 행사 주최자로 뒤에 서 있었습니다.
한 삼사백 명 꽉 앉은 틈 사이로 나를 자꾸 뒤돌아보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결국엔, 극장서 상영도중 허리를 굽혀 나오는 모습으로
내게 오더니 어렵게 묻습니다.
"일. 본... 인........이시죠?.."
뭘 물으러 오나 했던 궁금함과는 다른 의외의 질문에 우습긴 했지만
농담으로 받기엔 좀 거북한 연세의 분이라 점잖게 답했습니다.
" 아뇨."
그 양반 돌아서며 중얼거리는 한마디..
"에이~ 내기에 졌네...~ 궁시렁...~ "
에피소드 쓰리
이때도 내가, 행사 기획 주최자로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행했던 축구 국민응원장(KBS 생중계)에 있다가
식당으로 가는 길에(좀 어둑해진 시간이었음)
대로변에 서서 뒤쳐진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리어카를 끌고가던 어떤 아저씨가 나를 보면서
"헬로~! "
나 역시 바로
" 하이~ "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2002년 8월 27일
동호회 어느 회원이
왜 수염을 기르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
비가 와르륵
키 까부는 소리와 함께
풍차바람을 몰고 열린 창으로 들어오더니
잠만 깨 놓고는 시침 뚝 따고 도로 나갑니다.
그러기를 몇 번
이에 설친 어제의 잠
그런데도 오늘 잡념 역시 나를 재우려 하질 않나 봅니다.
그러저러 수염에 대하여 글이나 올려야겠습니다.
수염 기른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군에 있을 때부터 이야기를 거슬러 올려야 합니다.
여자와는 달리 남자는 누구나 수염이 납니다.
자라는 수염 또한 각기 그 모양새가 다르구요..
즉,
조금 나는 사람, 많이 나는 사람, 뻗치는 사람 등
그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합니다.
군에서 훈련을 나가 오래 있다 보면
면도할 기회가 없어 누구나 수염이 자라 있습니다.
그러한 모습들을 보고 동료들끼리 말합니다.
누구는 간신 같다느니, 산적 같다느니, 기생오라비 같다느니...
그런 얘기 중에 나는 그래도 준수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습니다.
그런 의식 속에,
십여 년전, 사업기획서 작성차 호텔을 빌려
한 2개월을 합숙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냥 면도도 안한 채로 있다가 외출을 나오면서
그냥 나온 것이 계기가 되었었습니다.
헌데 그때는 내가 30대의 나이에 비해 높은 직책에 있었으므로
외형상 좀 나이든 티를 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수염의 모습이 내 캐릭터가 된 지 오래이고
또한 이쯤한 나이라면 뭔 모습인들 구애받고 살겠는가라는 생각에
그저 그렇게
수염은 이제 친근한 내 것이 되어 거기에 있을 뿐입니다.
일본인 닮았다는 말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난 그 말을 자주 듣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염을 기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선 보는 이들로부터의 거부감으로 받아들여지게 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부담스럽게 자리잡은 정서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그건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염 기른 모습이
잘 어울리지 않는 탓도 있겠지만, 그 외에도
구한말 왜인들이 길렀던 모습에서의 국민적 감정이
아직 상징적으로 남아있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보면
수염을 기른 모습이 일본인을 일컫지는 않습니다.
육 대륙에 걸쳐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남성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많이들 기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과거 외국인을 자주 접하지 못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콧수염 기른 사람들을 먼저 떠올린다면
그것은 위에서 말 한대로 일본인들을 떠올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를 그렇게 보는 것 또한 무리는 아니겠지요.
그러나 세계 각국을 아주 많이 다녀본 어느분의 말에 따르면
내 모습이 스페인 남자들과 흡사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쪽 사람들이 약간 동양적으로 생겼기에
콧수염 기른 늘씬한 젊은 총각들의 모습을 보면
나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난 스페인 풍의 나를 은근히 좋게 생각해 왔는데
저번 월드컵 축구에 우리나라에게 진 스페인 넘들 매너를 보니
영 꽝이라는 생각에 이제부턴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의외로 여자들의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좀 짓궂은 질문이긴 해도
"콧수염 기른 사람과 키스하면 간지러워요?~"
[그걸 내가 어찌 아누, 상대가 알지^^]
또, 왜 수염을 기르느냐고...
" 안 나면 못 기르죠. 저절로 나는 거예요. ~
오히려 남들이 깎고 사는 것이죠...
머리카락을 자를 수도, 기를 수도 있는 것처럼... "
그러다 보니 생각나는 에피소드 하나가 있습니다.
회식자리로 간 식당,
나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쭉 사람들이 늘어 앉은 자리에서
내가 직원들에게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앉은 자리에 서빙을 하던 한 아주머니가
들어오면서부터 내게 보내온 평범치 않았던 눈길로
결국 내게 한마딜 던지더라구요.
"우리나라 말을 아주 잘 하시네요? ..."
" 아..~ 예...한국에 오래 살았거든요..."
직원들 모두 박장대소 했었습니다. 내 순발력에요.~
에피소드 투
한국통신 대강당에서 [ 한,일 영상포럼..]을 하던 때였는데
난 행사 주최자로 뒤에 서 있었습니다.
한 삼사백 명 꽉 앉은 틈 사이로 나를 자꾸 뒤돌아보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결국엔, 극장서 상영도중 허리를 굽혀 나오는 모습으로
내게 오더니 어렵게 묻습니다.
"일. 본... 인........이시죠?.."
뭘 물으러 오나 했던 궁금함과는 다른 의외의 질문에 우습긴 했지만
농담으로 받기엔 좀 거북한 연세의 분이라 점잖게 답했습니다.
" 아뇨."
그 양반 돌아서며 중얼거리는 한마디..
"에이~ 내기에 졌네...~ 궁시렁...~ "
에피소드 쓰리
이때도 내가, 행사 기획 주최자로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행했던 축구 국민응원장(KBS 생중계)에 있다가
식당으로 가는 길에(좀 어둑해진 시간이었음)
대로변에 서서 뒤쳐진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리어카를 끌고가던 어떤 아저씨가 나를 보면서
"헬로~! "
나 역시 바로
" 하이~ "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2002년 8월 27일
동호회 어느 회원이
왜 수염을 기르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
비가 와르륵
키 까부는 소리와 함께
풍차바람을 몰고 열린 창으로 들어오더니
잠만 깨 놓고는 시침 뚝 따고 도로 나갑니다.
그러기를 몇 번
이에 설친 어제의 잠
그런데도 오늘 잡념 역시 나를 재우려 하질 않나 봅니다.
그러저러 수염에 대하여 글이나 올려야겠습니다.
수염 기른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군에 있을 때부터 이야기를 거슬러 올려야 합니다.
여자와는 달리 남자는 누구나 수염이 납니다.
자라는 수염 또한 각기 그 모양새가 다르구요..
즉,
조금 나는 사람, 많이 나는 사람, 뻗치는 사람 등
그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합니다.
군에서 훈련을 나가 오래 있다 보면
면도할 기회가 없어 누구나 수염이 자라 있습니다.
그러한 모습들을 보고 동료들끼리 말합니다.
누구는 간신 같다느니, 산적 같다느니, 기생오라비 같다느니...
그런 얘기 중에 나는 그래도 준수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습니다.
그런 의식 속에,
십여 년전, 사업기획서 작성차 호텔을 빌려
한 2개월을 합숙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냥 면도도 안한 채로 있다가 외출을 나오면서
그냥 나온 것이 계기가 되었었습니다.
헌데 그때는 내가 30대의 나이에 비해 높은 직책에 있었으므로
외형상 좀 나이든 티를 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수염의 모습이 내 캐릭터가 된 지 오래이고
또한 이쯤한 나이라면 뭔 모습인들 구애받고 살겠는가라는 생각에
그저 그렇게
수염은 이제 친근한 내 것이 되어 거기에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