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시집5
쓸쓸한 초겨울
와정보
2005. 7. 11. 22:17
획
갈대 묻은 바람이
잘 빗어 논 머리결을 치더니
지게꾼 어깨 같은 가슴에 파고 든다
여름내 쳐 먹은 식초마냥 코 끝이 시다
초겨울 홀앗이 미운 계절
작년인가,
손목에 든 바람이 나가질 않아
먹는 나이를 실감했던 겨울목
이제 다시 또 그 겨울
이미 심사트러져 외로 꼬여진 고개
늘 청년같던 은행잎은 이미 휑한데
푸른색 구멍뚫린 하늘만 보고도
괜한 미소 짓는 철부지 신부가 더 밉다
그래
소주 한 잔
나뭇결 짙은 밤색 탁자
코트깃 세운 밤
얌전하게 놓인 수저 한 벌과 술국
그리고 그 속에 띄워질
알알한 토란 같은 상상의 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