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시집5

제 1장 광명은 너만의 자유다

와정보 2011. 4. 28. 00:38

장마 중에



두드려도 반기잖는

창(窓)인 줄 모르나봐

 

놀래키는 천둥소리

시냇물이 달아난다 

 

잿빛이 미안한지

대신 들이 푸르러


물 마신 농부처럼

가로수가 환하다

 

닫힌 창 내다보며

가슴을 열어보니


헤친 구름 저만치서

푸름이 나를 본다




 

 

 









구름은 별을 감추지 않았다


속삭이듯
어둠이 흐느껴 오면
양 눈은 지푸라기 하나
구별해 내지 못하고
그저 밤을 원망 한다

구름에 가린 달은
보이질 않고
눈물 떨어지는 별조차
보이질 않는다

온통 까마귀 깃털 속 같은
어둠뿐이다
알 수 없는 내 가슴처럼
칠흑뿐이다

그러나
구름은 별을 감추지 않았다
내 마음을
옷이 감추지 않은 것처럼



















편하다는 것은

 

 

너털걸음으로

길을 지난다

 

쉬고 싶은

생각이 든다

 

털퍽 아무데나 앉아

편히 쉬어 보자

 

헌데 편칠 않다

왜 그럴까

 

내 모습이 흉할까

계산하고 있으니



 

 

 

 

 

 

 

 

 

 

 




광명은 너만의 자유다


어둠을 밀어내는
새벽 리어카처럼
빛이 밀려온다

그 빛은
닫힌 방 안에도
돌아앉은 등에도
무한히 안긴다

인사도
표정도 없는 얼굴로
원하든 말든
태어나게 한 것처럼


그렇게 
광명을 받드는 일은

떠안긴
너만의 자유다


 

 

 

 

 

 

 

 

 

 

중년엔 성형 없이 그대로 살아라



아름다움 있습니다

그 때는 그 때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아름다움 아닙니다

팽팽히 주름 없앤

오륙십 대 나이들은


저 산 언저리 나무

가을의 낙엽색을

누가 밉다 할까요


슬프면 울어야 하듯 

늙어 가면 늙어감이

진정한 멋이거늘
















나서지 마라

 

 

독립군 자손이라고 내세우지 마
네가 독립군이 아니니

역적 자손이라고 흉보지 마
그는 아니야

조상 벼슬을 자랑 마
지금이 중요해

부친의 빽도 이용 마
부당 경쟁이거든

가난한 이를 하대하지 마
받은 게 없어 그래

좋은 성적 우쭐대지도 마
조건이었어

하지만 
안티는 더 꼴불견이야
제발 나서지 마라


 

 

 

 

 

 

 

 

 

 

 


병은 널 봐주지 않는다


네가 아무리

높은 명성을 떨쳤더라도

네가 아무리

고고한 학식을 갖았더라도

네 부주의로 인해

찾아오는 병을

어쩌지는 못하지

네 관리는

네 스스로 하고 살아야

 

 

 

 

 

 

 

 

 

 

어느 무명 여가수가



왜 자기 노래는

히트를 못 치는가 하고

불만을 해 댑니다


헌데 그의 모습은 중년이면서

노랫말은 늘

소녀 같은 사랑 타령만

불러 댑니다




 

 

 

 

 

 

 




불면不眠 



들키면 안 되는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밤새도록

비가 내리면


예민한 범종 귀

잠 안 자고 열려져  

빈 소리 색깔 없이

닫힐 줄을 모르고


밤은 언제였기에

덤벼 든 하얀 새벽

속눈썹이 두려워

실눈 벌린다


 

 

 

 

 

 

 

 

 

 

다른 가치



시든 화분을

값 조금 쳐주고 가져 왔는데

잘만 자라 준다

버린 듯 한 옷을 가져다 입었는데

즐겨 입는 옷이 되었다


남들이 별로라고 하는

여자를 얻어

횡재라고 느끼고 산다면



 

 

 

 

 

 

 

 

 

 



고양이가 준 메시지

 

 

어두운 골목에서

광채 나는 그와 딱 마주쳤어


그는 가만히 앉아 있다가

돌아서 갔지만

떠나며 째려보던 눈길이

내 등에 소름 암호를 남겼지 

  

다음 날

내 차 범퍼와 앞 유리를 지나

지붕을 이어 간 황토색 지문  

 

자객을 데려 왔나

발자국이 넷이다

 

 

 

 

 

 

 

 

 

 

복권


널 가지면
세상을 다 얻는 거야

너만 잡으면
다른 건 다 필요 없어

올인

헌데 너는 날 꼭 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