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사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회
얼마 전 어느 출판사의 주최로 문인들의 모임이 있었다.
내로라하는 글쟁이들이 참여하였고 나도 초대되어 갔었다.
문학에 대해 발표도 하고 후기 담론도 하던 자리였다.
헌데 그 중에서 유독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던 이가 있었다.
나는 처음 보는 사람인데
아무튼 모든 이들이 그에 대해 쑤군대기에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그를 욕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옆의 사십 대 시인이 하는 말이
그가 너무 잘난 체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냐고 하면서, 그럼 과연 그가 어떤 사람이더냐고 물었더니
서울대 국문 학부를 나와 서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나서 다시
미국 명문대에 가서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로도 활동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그 정도면 이미 잘난 사람이지 않느냐면서
뭐 그리 비난을 하느냐고 했더니
그래도 여긴 다 같은 문인들인데 혼자서만 잘난 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그를 욕하는 사람들과 내 생각은 달랐다.
과연 그가 거기 문인들 모임에 같은 레벨로 참여하기 전에
초빙 강사로 등장해서 한 말씀 하였다 해도 이렇게 그를 싫게만 보았을까.
강사로 모셔졌다면 아마도 그는 자기 자랑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할 필요가 없는 것이 이미 경력 등이 소개될 테니까 말이다.
그러니 강연 중에는 자랑을 했다 하더라도 모두는 그를 높이 봤을 것이 아닌가.
그런데 동급 모임에서 자기를 알리려 하다 보니
남의 귀에 거슬리고 마는 자랑으로 치부되었던 것이리라.
과거엔 대학을 나온 사람이 아주 적었다.
그러니 대학만 나오면 옛날 진사처럼 그래도 지식인으로 대접을 하던 시절에 비해
요즘은 너니 나니 웬만한 사람은 다 나온 게 대학이니 그런가보다.
아무튼 그렇게 우리 사회는 잘난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하긴 지식인은 물론 장차관, 대통령까지도 사회적 폄훼는 이미 예삿일이 아니던가.